세계 인문학자들 ‘동아시아불교 여성’ 조명
이화여대에서 ‘국제워크숍’ 열려
해외학자 학생들 한국 사찰 참배
동아시아 문명권에서 불교와 여성의 역할을 조명한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이화여대박물관과 캐나다 국제인문학사업 프로그베어(FROGBEAR)는 5월19일 ‘동아시아 불교에서의 시장원리, 공덕, 여성’이란 주제로 워크숍을 공동개최했다. 장소는 이화여대박물관.
5월19일 열린 워크숍은 전동호 이화여대 인문대 부학장의 환영사와 수지 앤드류스 캐나다 마운드 앨리슨대 교수의 개회사에 이어 세션 1(좌장 김연미 이화여대 교수)과 세션 2(좌장 할리 오닐 교수)로 나눠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은 한국, 영국, 미국, 캐나다, 중국의 학자들이 동아시아 불교 역사에서 여성이 행했던 다양한 역할을 집중 조명해 동아시아 불교학의 국제교류는 물론 차세대 대학원생 교육에도 일정 성과를 거두었다.
할리 오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서찰 경전(letter sutra)의 창조 – 일본 서간 문화로 살펴본 여성과 글쓰기, 애도’라는 주제발표에서 중세 일본불교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이 남긴 편지에 불교 경전을 사경해 망자(亡者)의 명복을 비는 전통을 고찰했다.
이승혜 리움미술관 학예사는 ‘왕실, 중인 궁녀 – 조선후기 불교 신앙 재건의 주역들’이란 발표를 통해 조선 왕실의 원찰(願刹)인 파주 보광사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중인과 상궁의 불사 관계를 조명했다. 이승혜 학예사는 “보광사에서 상궁들이 행했던 불사의 목적과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조선 후기 불교 재건의 주역이 여성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위항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리위항 교수는 ‘신들의 강림을 공연하기 – 서태후의 종교의식 재고찰’이란 발표에서 청나라 서태후가 무대 공연과 유사하게 기획한 다양한 불교의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권위를 정당화시켰는지를 분석했다.
김연미 이화여대 교수는 ‘조선시대 불교풍속에서 여성의 역할’이란 발표에서 조선시대 저고리와 치마에 다라니와 부적을 찍어 무덤이나 불상 안에 안치하는 풍속과 여성의 역할을 조명했다.
이밖에도 △6세기 산시성 남동 지역에서의 다층탑 생산(진차오 자오, 중국 동제대 교수) △프로그베어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동아시아 종교유적지의 ‘시장과 공덕’ 교육법(수지 앤드류스, 캐나다 마운트 앨린스대 교수) 등의 연구결과가 소개됐다.ᅠ
발표 후에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하버드대, 예일대, 컬럼비아대, 시카고대 등에서 불교학 및 불교미술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들과 서울대, 이화여대, 동국대, 명지대 대학원생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주요 내용과 발표자는 다음과 같다. △돈황 석굴의 후원조직 및 계층(머라인 테르 하르, 예일대) △일본 불상에 납입된 가사 연구(캐롤린 벨, 하바드대) △근대 일본의 사찰박물관 역사(스테파니 벨, 컬럼비아대) △오월왕국의 불탑과 다라닌(지아이 주, 시카고대) △통일신라 아미타 신앙과 불상 간의 관계 재검토(정진영, 이화여대) △반가사유상 도상 재검토(신은영, 이화여대) △일본의 33 관음영장순례(최종은, 서울대) △항마촉지인 불상 연구(양수미, 동국대).
김연미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여러 나라 학자들이 모여 후원자 및 행위주체자(agent)로써 여성이 동아시아 불교의 의례와 미술 및 미술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김연미 교수는 “불교학을 전공하는 학자와 학생들이 한국불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국내외 불교학자들의 교류 활성화에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워크숍에 참여한 해외 학자와 대학원생들은 워크숍을 전후해 5월17일부터 20일까지 조계총림 송광사, 해인총림 해인사, 고양 원각사, 순천 선암사, 리움박물관 등을 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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